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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욱의 달항아리, 비움과 충만의 미학

by buchu 2025.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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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욱
최영욱 작가

최영욱 작가는 ‘달항아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주목받는 한국 현대미술의 중견작가입니다. 그는 한국의 미학과 정체성을 담백하고 절제된 표현을 통해 화폭에 담아내며 국내외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최영욱 작가의 작가적 배경, 대표작, 그리고 작품세계에 대한 철학을 살펴보겠습니다.

전통의 재해석, 최영욱이라는 이름

최영욱은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나 한국의 전통미와 현대적 감성을 결합한 회화로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중견작가 입니다. 그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하며 탄탄한 기본기를 다졌으며, 졸업 이후 줄곧 ‘한국적 회화’의 가능성에 대해 치열하게 탐구해왔습니다. 그의 작품 세계는 서양화의 기법 위에 동양적 사유를 덧입히는 방식으로 전개되며, 특히 ‘달항아리’를 중심 테마로 삼아 자신만의 독창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달항아리는 조선 백자의 대표 형태로, 원만한 곡선과 절제된 형태, 그리고 대칭이 아닌 자연스러운 비대칭이 특징입니다. 이는 동양의 ‘무위자연’ 철학과도 맞닿아 있으며, 최영욱은 이 전통 도자기를 현대 회화의 문맥 속에서 새롭게 해석했습니다. 그는 단순히 전통 도자기의 외형을 묘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안에 깃든 시간성과 철학, 그리고 정신성을 회화로 끌어오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는 또한 ‘비움의 미학’에 깊은 영향을 받았으며, 화면에서의 여백과 간결한 구성을 통해 관람자에게 감정적, 정신적 공간을 제공하고자 했다. 최영욱의 작품은 시각적으로는 단순하고 정제되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재료에 대한 탐구와 철학적 사유가 깊이 배어 있다. 실제로 그는 금박, 은박, 청금석, 천연 안료, 동양화의 먹 등을 활용하며 물성과 색의 깊이를 끊임없이 실험해 왔습니다. 작가로서의 그의 정체성은 단순한 미학적 성취에 그치지 않고, 한국적인 미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평생 던져왔으며, 그 해답을 달항아리라는 상징적 오브제를 통해 구현해왔습니다. 그의 그림은 그 자체로 하나의 명상 공간이며, 감상자에게 조용한 성찰의 시간을 제공하는 시각적 선(禪)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그는 단지 전통을 반복하는 작가가 아니라, 전통을 오늘에 맞게 번역하고 재구성하는 현대의 해석자라 평가받고 있습니다.

대표작: 달항아리 연작과 한국적 미감

최영욱 작가의 대표작은 단연 ‘달항아리 연작’입니다. 이 연작은 조선시대 백자의 대표 형상인 달항아리를 현대 회화로 풀어낸 작업으로, 한국적인 정체성과 미감을 깊이 있게 담아낸다는 점에서 미술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달항아리는 조선백자의 독특한 비대칭 형태, 자연스러운 흰색 유약, 절제된 곡선이 어우러져 조형미의 극치를 보여주는 도자기로 평가받습니다. 최영욱은 이 아름다움을 현대 회화로 옮기며 단순한 재현이 아닌, 사유와 상징의 오브제로 새롭게 구축하였습니다. 그의 작품 속 달항아리는 화면의 중심에서 때로는 은은하게, 때로는 강조되며 부각된다. 항아리의 외곽선은 극도로 정제되어 있으며, 주변의 여백은 관람자가 상상과 감정을 투영할 수 있는 사유의 공간으로 작용합니다. 이는 단지 시각적 구성 요소를 넘어서, ‘비움과 충만’이라는 철학적 개념을 작품 전반에 관통시키는 장치이기도 하다. 달항아리는 실재하는 오브제이면서 동시에 기억, 정체성, 자아의 상징으로 기능하며, 작가가 생각하는 한국 정신문화의 핵심을 시각화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재료적인 측면에서도 최영욱은 독창성을 발휘했습니다. 그는 전통 유화나 아크릴뿐 아니라, 템페라, 금박·은박, 청금석, 진채 안료, 그리고 동양화 재료인 먹까지도 혼합하여 사용합니다. 이 같은 혼합 재료는 단순한 시각적 효과를 넘어서, 물질 자체의 상징성과 시대성을 포착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특히 금박을 활용한 달항아리 작품은 화면 위에 신비롭고도 숭고한 분위기를 형성하며, 감상자에게 정신적 몰입감을 줍니다. 또한 그의 달항아리는 형태적으로는 단순하지만, 배치와 구도에서 극도로 치밀하다. 중심에 위치한 항아리는 한 폭의 정물화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 배경과의 조화를 통해 동양적 회화의 여백미를 구현하며 독창적인 공간감을 형성합니다. 때로는 화면 전체가 암흑색으로 덮이고, 그 안에 떠오르듯 등장하는 항아리는 마치 밤하늘에 떠 있는 달처럼 신비롭게 표현되며, 관람자에게 존재의 본질, 혹은 사라짐과 남음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이러한 작업은 단순한 전통의 반복이 아닌, 현대 미술 언어로 한국의 정체성을 재해석한 시도로 평가받고, 특히 해외 아트페어와 전시에서도 그의 달항아리는 'K-미학'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소개되며 한국미의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최영욱의 달항아리 연작은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감성과 이성을 하나의 평면 위에서 통합해낸 복합 예술의 정수라 할 수 있습니다.

작품세계 : 비움과 충만의 미학

최영욱의 예술 세계는 '비움과 충만'이라는 상반된 개념이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미학 위에 세워져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시각적인 양과 배치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적 사유와 인간 내면에 대한 성찰이 반영된 예술적 태도입니다. 그는 화면의 대부분을 비우고, 단 하나의 오브제인 달항아리를 중심에 배치함으로써 여백이 주는 긴장감과 사유의 공간을 강조합니다. 이는 동양화의 ‘여백의 미’를 현대 회화로 확장시킨 것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이로 하여금 시각적 자극을 넘어 내면의 울림을 경험하게 만듭니다. 작품 속 여백은 단순한 공백이 아니라, 감상자가 직접 채워야 할 ‘심상의 공간’입니다. 이는 최영욱이 회화를 단순한 재현의 수단이 아닌, 관람자와 작가,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장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가 말하는 '충만'은 물리적 채움이 아닌, 관람자의 사유로 인한 심리적 충만입니다. 결국 그의 작품은 보는 사람이 완성하는 것이며, 여백은 그 참여의 공간이 됩니다. 이러한 예술 철학은 그의 재료 선택과 표현 기법에도 반영됩니다. 금박이나 청금석, 먹과 같은 재료들은 물성을 넘어 시간성과 상징성을 담고 있습니다. 화면 위에 얹힌 금박은 단순히 화려함을 위한 장식이 아니라, 인고의 시간을 상징하며, 청금석은 우주적 깊이와 정신성을 암시합니다. 이러한 재료적 감수성은 그의 회화가 단순히 ‘보는’ 대상이 아닌, ‘느끼는’ 대상으로 기능하게 만듭니다. 또한, 최영욱은 자신의 작업을 일종의 명상과 수행으로 여깁니다. 반복되는 항아리의 형상과 여백의 구성, 안료를 쌓고 갈아내는 과정은 단순한 기술적 수행을 넘어섭니다. 그것은 마치 동양의 선불교에서 말하는 ‘화두’를 붙드는 행위처럼, 끊임없이 사유하고 자신을 비워가는 예술가의 태도를 반영합니다. 그는 "형상이 곧 마음이며, 그림은 곧 나 자신"이라 말하며, 예술을 통해 자아를 직면하고 세상을 관조하려 했습니다. 이렇듯 그의 작품은 시각적으로는 단순하고 고요하지만, 그 안에는 시간과 존재, 사유와 감각, 전통과 현대라는 복합적인 요소들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결국 그의 예술은 달항아리라는 구체적 형상을 통해 인간 내면의 보편적인 질문을 끌어내고, 감상자에게 깊은 정서적 울림과 치유의 순간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의 ‘비움과 충만’은 단순한 미학적 개념이 아니라, 삶과 예술을 대하는 방식이자 철학 그 자체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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