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립미술관은 2025년 봄, 미국 현대미술의 거장 래리 피트먼(Lari Pittman)의 아시아 첫 대규모 개인전 〈거울 & 은유(Mirror & Metaphor)〉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 전시는 2025년 3월 18일부터 6월 15일까지 진행되며, 그의 최근 14년간의 작업을 집대성한 작품 40여 점을 선보입니다. 다양한 회화와 드로잉 시리즈를 통해 피트먼의 예술 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한국 미술계에 신선한 자극을 주는 동시에 관객들에게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거울과 은유, 그리고 도시의 기억
이번 전시 〈거울 & 은유〉는 제목 그대로 ‘반영(reflection)’과 ‘비유(metaphor)’의 관계를 탐구합니다. 피트먼은 도시와 개인의 역사, 정체성, 기억 등을 "거울처럼" 비추는 동시에, 다양한 시각적 상징을 통해 "은유적으로" 풀어냅니다. 전시에서는 총 7개의 대표 시리즈를 소개합니다.
- Thought Forms (2012)
- Caprichos (2015)
- Nocturnes (2015)
- Iris Shots Opening and Closing (2020)
- Diorama (2021)
- Cities with Egg Monuments: Luminous (2022)
- Sparkling City With Egg Monuments (2023)
특히 'Cities with Egg Monuments' 시리즈는 그가 팬데믹 기간 동안 고립된 환경 속에서 창작한 작품들로, 도시의 재건과 생명의 상징으로서의 ‘알(egg)’ 모티프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이 시리즈는 관객으로 하여금 낙관과 희망의 가능성을 다시금 떠올리게 합니다.
- 전시명: 래리 피트먼: 거울 & 은유
- 기간: 2025년 3월 18일 ~ 6월 15일
- 장소: 전남도립미술관 (전라남도 광양시)
- 운영시간: 화~일 오전 10시 ~ 오후 6시 (월요일 휴관)
미국 현대미술의 거장 래리 피트먼 (Lari Pittman)
래리 피트먼은 1952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콜롬비아계 미국인으로,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활동해왔습니다. 그는 1980년대부터 미국 미술계에 등장하여, 독창적인 상징 체계와 장식적인 미감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의 작업은 정치적, 사회적 주제뿐만 아니라 젠더, 섹슈얼리티, 역사, 종교 등 복합적인 의미 층위를 내포하며, 장식과 회화, 드로잉, 그래픽이 융합된 독특한 조형 언어를 구축해왔습니다. 피트먼의 작업은 단순히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그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는 시각적 과잉을 통해 복잡한 내면 세계를 드러내고, 관객 스스로 그 의미를 해석하도록 유도합니다. UCLA에서 교수로도 활동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써온 그는, 오늘날 미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현대사회의 관점 : 복합성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시각적 경험
- 장식적 회화의 미학
피트먼의 회화는 정밀한 드로잉과 대담한 색채, 풍부한 장식적 요소가 조화를 이루며 하나의 복합적 구조물을 형성합니다. 그의 화면은 마치 미니어처 건축물처럼 촘촘히 짜여져 있어, 가까이서 볼수록 더욱 풍성한 디테일이 드러납니다. - 상징과 은유 읽기
작품 속에는 촛불, 조각상, 새, 장미, 알, 건축물 등 다양한 상징들이 등장하며, 이들은 단순한 이미지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들을 해석하는 과정은 작품과의 '대화'로 이어지며, 관객의 참여를 유도합니다. - 회화와 드로잉의 경계 넘기
일부 작품은 드로잉과 회화의 중간 어딘가에 위치합니다. 정교한 선묘와 회화적 물감의 물성이 조화를 이루며, 회화의 확장된 형태를 탐구합니다. - 팬데믹 이후의 시선
2020년 이후의 작품은 작가가 사회와 개인의 회복력을 어떻게 시각화하는지를 보여줍니다. 특히 “도시와 알”이라는 상징은 새로운 시작, 생명력, 재생의 개념을 은유적으로 담아냅니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시각 예술의 향유를 넘어, 현대 사회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래리 피트먼의 작업은 쉽지 않지만, 그만큼 풍부한 해석의 여지를 품고 있습니다. 전남도립미술관에서 만나는 이 귀중한 기회를 통해, 세계 현대미술의 흐름을 직접 경험해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