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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자의 퍼포먼스 아트와 여성성: 몸, 공간, 정치성의 교차점

by buchu 2025. 5. 30.

수자의 퍼포먼스 아트와 여성성: 몸, 공간, 정치성의 교차점

김수자는 동시대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퍼포먼스 아티스트로, 여성성과 신체, 장소성, 이주 등의 주제를 일관되게 탐구해 왔다. 본문에서는 김수자의 대표 퍼포먼스 아트 사례를 중심으로, 그녀의 예술이 어떻게 여성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도전하며 동시대 미학적 지형을 확장해 왔는지를 고찰한다.

몸과 예술, 여성성과 퍼포먼스의 만남

퍼포먼스 아트는 물질 중심의 예술에서 벗어나, 예술가의 몸과 행위를 통해 관객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형식이다. 김수자는 이 퍼포먼스 아트의 본질을 활용하여, 여성의 몸과 정체성, 기억과 사회 구조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감각적으로 드러내는 작업을 해왔다. 그녀의 작업에서 '몸'은 단지 표현의 매개체가 아니라, 억압된 기억과 역사, 정체성의 정치적 상징이 된다. 김수자는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했지만, 전통적 평면 회화가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사회적 현실을 담아내기에 불충분하다고 느꼈고, 이후 ‘천’이라는 재료를 통해 설치미술로 확장하였으며, 나아가 직접 몸을 활용하는 퍼포먼스로 작업을 전환하였다. 그녀의 초기 천 작업에서는 전통 여성의 노동과 기억,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 구조를 상징적으로 담았고, 이후 거리에서 펼친 퍼포먼스는 여성의 신체와 공간, 공공성의 문제를 동시다발적으로 제기하는 정치적 행위로 발전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김수자의 퍼포먼스 아트는 여성성에 대한 단순한 재현이 아닌, 사회 구조 안에서 여성의 몸이 어떻게 규율되고 침묵당해왔는지를 드러내는 비판적 실천이다. 그녀의 작업은 페미니즘과 정치미학의 관점에서 동시대 미술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과 가능성을 실험하고 확장시킨다. 특히, 그녀의 작업은 한국 사회의 역사적 억압과 동시에 세계화된 사회 속 이주와 경계를 감각적으로 드러내며, 여성의 몸이 세계 속에서 어떤 위치를 갖는지를 고찰하게 한다.

김수자의 대표 퍼포먼스와 여성성의 재현

김수자의 퍼포먼스 작업은 국내외 도시 공간을 무대로 한다. 대표작인 《바디 온 더 로드》(Body on the Road)는 그녀가 천으로 감싼 자신의 몸을 트럭 위에 싣고, 도시의 거리 위를 천천히 이동하며 관객들과 조우하는 작업이다. 이 퍼포먼스는 신체와 도시, 정체성과 이동의 문제를 겹겹이 드러내며, 특히 ‘여성의 몸’이 공공의 장소에서 어떤 위치에 놓이는지를 질문한다. 또 다른 대표작 《몸으로 말하기》(A Needle Woman)는 김수자가 세계 여러 도시의 혼잡한 거리 한가운데 가만히 서 있는 퍼포먼스로, 인파 속 정지된 여성의 몸은 압도적인 무관심과 침묵을 견디며, 무형의 시선과 사회적 경계를 가시화한다. 이 작업은 여성의 존재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보이고 또 보이지 않게 되는지를 물으며, 도시의 구조적 폭력과 무관심 속에서 침묵의 정치성을 드러낸다. 김수자는 이 퍼포먼스를 통해 여성성의 표상이 단지 ‘부드럽고 수동적인 이미지’가 아니라, 거대한 사회 구조 속에서 저항하는 강인한 주체로 재구성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녀의 퍼포먼스는 단지 장르 실험이 아니라, 사회적 권력 구조 속에서 여성 신체가 수행하는 역할에 대한 비판적 질문이자, 정치적 몸짓으로서 기능한다. 특히 김수자의 작업에서는 ‘이동’과 ‘정지’라는 두 개념이 교차하며, 여성의 삶과 예술이 어떻게 세계화된 도시 환경에서 위치 지어지는지를 성찰하게 한다. 트럭 위의 몸, 거리 위의 정지된 신체는 여성성의 이중적 경험, 즉 이주와 경계, 시선과 침묵, 고정성과 유동성을 동시적으로 담아낸다. 이로써 김수자의 퍼포먼스 아트는 단지 시각적 표현을 넘어서, 시대와 공간, 젠더의 복합적 문제를 감각적으로 제시하는 미학적 실천으로 자리 잡는다. 더 나아가 김수자의 작업은 기억과 트라우마의 집합체로서의 몸에 주목한다. 그녀는 여성의 몸을 단순히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역사적 억압과 사회 구조적 폭력, 그리고 그로 인한 침묵을 어떻게 몸을 통해 드러낼 수 있는지를 질문한다. 이를 통해 그녀는 ‘몸’을 단지 생물학적 존재가 아닌, 사회적 기호이자 윤리적 발화의 장으로 재정의한다.

페미니즘과 정치적 미학의 교차점에서

김수자의 퍼포먼스 아트는 동시대 페미니즘 미술 담론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녀의 작업은 여성성의 고정된 상을 해체하고, 여성의 몸을 통해 사회와 역사, 제도의 구조를 가시화한다. 특히 그녀는 전통적인 여성상이나 미적 대상이 아닌, 사회적 행위자로서의 ‘몸’을 전면에 내세우며, 미술계 안팎의 권력 구도와 젠더 불평등에 질문을 던진다. 그녀의 작업은 한국의 여성 작가로서의 정체성과 동시에 세계화된 예술계 속에서 이주성과 경계성을 함께 체화한 사례이기도 하다. 서울, 뉴욕, 하노이, 이스탄불, 멕시코시티 등 다양한 도시 공간에서 동일한 퍼포먼스를 반복하면서도, 그 장소성과 시선, 반응은 매번 달라진다. 이는 여성의 몸이 글로벌한 맥락 속에서도 어떻게 지역적 맥락에 따라 다르게 규정되는지를 보여준다. 김수자의 퍼포먼스는 단지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관람자가 함께 사유하고 참여해야 하는 열린 예술로 기능한다. 그녀의 ‘정지된 행위’는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며, 무언의 시선을 통해 스스로를 성찰하게 만든다. 예술은 더 이상 거리 두기식의 ‘관람’이 아니라, 사회적 ‘참여’의 장이 되는 것이다. 결국 김수자의 퍼포먼스 아트와 여성성은 동시대 미술에서 예술이 사회와 어떻게 연결되고, 젠더 정치와 어떻게 소통하며, 개인의 신체가 어떤 식으로 집단의 기억과 역사에 개입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예시다. 그녀의 작업은 페미니즘적 시각을 기반으로 예술이 가진 윤리적 책임과 정치적 힘을 동시대의 시공간 속에서 감각적으로 구현해 낸다. 나아가 김수자는 예술이 단순한 미적 체험을 넘어서, 사회적 치유와 인식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을 실천하는 작가로 평가받는다.